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왜 동양 철학인가?- 접근.

이번 글은 '왜 동양 철학인가?' 의 첫번째 파트인 접근을 읽고 내용을 요약해 본 것입니다. 감상문이기 보다는 저자의 글을 요약한 것에 가깝습니다.  한의학과에 입학하고 예과 1학년 한의학과 학생들에게 필수 교양인 동양 철학 수업의 교재 입니다. 입학한지 3년이 되었지만 아직까지 다 못 읽고 있지만 천천히 곱씹어 읽어볼 예정입니다.

 

 

 

이 책의 첫번째 파트인 접근에는 동양 철학 연구에 대한 저자의 흔적들과 근대 이후 서구화의 물결에 밀려버린 동양 철학에 관한 비판과 비평, 그리고 반성이 담겨있다. 그리고 동양 철학에 다가가는 방법과 그 精髓에 도달하였을 때의 깨달음을 이야기 한다.

저 아득한 옛날. 단군 신화 이전부터 오랜시간 우리의 삶을 규정해온 동양 철학은 급격한 산업화와 서구화에 밀려 20C이후 불과 1세기만에 낯선 존재가 되어 버렸다. 수천년간 우리의 삶을 규율했던 의식, 무의식적 코드는 그리 쉽게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삶 속에 깊숙히 들어온 서구 문화에 가려 보이지 않을 뿐, 동양 철학은 여전히 우리 삶 속에 깊숙히 녹아 있다. 유구한 역사를 지녀온 동양 철학이 이렇게 짧은 시간안에 낯선 존재가 된것은 급격한 서구 문화의 유입이 주된 원인일 수도 있지만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그저 옛 방식에만 고착되어 뒤쳐져 가는 동양 철학의 연구와 해석 방법에도 큰 책임이 있을 것이다.

 

언어가 변하고 담론의 양식이 바뀌었으며 우리를 규율하는 제반 사회적 문화적 관행이 변했음에도 동양 철학은 일정한 그룹내에서 그들만의 언어로 통화해 나갔다. 대화의 통로가 차단된 채 동양 철학의 유산은 점점 대중에서 멀어졌고, 경직된 권위로 옛 방식만을 고집한 채 그들만의 성을 더욱 굳게 쌓아나갔다. 변방으로 소외 될 수록 동양 철학은 자기 변명에 쇳소리를 내었고 그것이 먹혀 들지 않자 타자에 대해 더욱 폐쇄적이고 적대적으로 변해갔다. 과연 동양 철학이 이대로 우리의 삶과 이질감을 느낀채 옛 영화의 잔재로만 인식 될 것인가? 근대 이후 만연한 인간 소외와 물질 문명의 폐해에 대해 동양 철학이 제시할 수 있는 지혜는 없는 것일까?

 

그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도제의 방법으로 전수해온 동양 철학의 연구를 넘어서 이젠 그 내용을 비판과 비평을 통해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그러면서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고전 텍스트의 언어를 일상의 언어로 돌려 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오랜 시간 연구해온 동양 철학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철학을 공부하고 다가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는 시작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개성 이전에 학습이 있고, 모든 창조는 모방의 산물이다.' 그는 베르그송의 말을 인용하여 철학을 공부하는 시작을 전한다. 베르그송은 어떤 철학을 다른 철학에서 얻은 요소로 다시 구성하고, 그 주변을 둘러싸던 사상과 다시 결부시키는 노력을 우선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철학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세우기 위해서는 기존의 철학적 성과와 학문의 업적을 먼저 받아들이고 비평적 사고를 통해 탐구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저자는 이 과정을 전통적 방식에서 출발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탐구해야 할 대상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아야 하고 주석자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해석학적 시선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자원들과 텍스트들이 속해있는 전체적 문맥과 그 사상체계의 유기적 그물망을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전해진 텍스트는 최상부의 논의 만을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텍스트가 만들어질 시기에 일상적 논술 또는 어록이나 문답에서 당대의 동아리 그룹들이 공유하는 토대는 생략된 채 새로운 것, 덧붙일 수 있는 무엇만을 남겨 놓았기 떄문이다.

 

하지만 동양 철학에 관한 해석학적 지평은 그 토대까지 확인하라고 요구한다. 당대의 공유된 사상과 역사의 기반을 이해해야만 전해진 논의를 이해 할 수 있기 떄문이다. 동양 철학은 친절하게 그 기반까지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해독으로서의 번역은 지난한 작업이고, 그 미완과 오류가 두럽지만 우리는 '고루한 음울한 성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 두려움을 떨치고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서양 철학의 대비적 시선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구조물의 실체는 다른 건축물과 견주어 볼때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두 철학 사이의 대화의 통로가 열리고 새로운 패턴 혹은 패러다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과정을 통해 철학을 연구하고 탐구하면 어느 순간 핵심을 장악하는 순간이 오는데 그때 텍스트의 사상체계는 매우 단순한 것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베르그송의 말을 빌려서 그 단순함을 전한다. '학설들의 각 부분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한가지 점으로 모여드는데 그 점에는 무한히 단순한 그 무엇이 있다. 너무나 놀라운 만큼 단순하여 철학자는 그것을 말하는데 힘든것이다.'

 

이런 통찰이후 연구자는 텍스트와 더불어 일체감을 느끼고 음미하며 즐기기 시작한다. 이해란 어느 편을 들게 하지 않고 그들 계기들의 연원과 맥락을 동시에 읽는 눈을 허락한다. 더불어 고학과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한 텍스트와 사상을 복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저자는 철학의 학습 과정을 이렇게 설명하며 또한 주의해야할 점도 말한다. 하나의 일반적 가설로 어디에나 적용시키려고 하는 점과 내로라하는 동양 철학자들의 말을  여과 없이 추수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동양 철학에 접근한다면 현 시대에 맞춰 전통을 다시 자각하고 그 자원을 지식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